처음에 3D 프린터를 사면서 하고 싶었던 것은 오픈소스 로봇 inmoov를 만들어 보는 것이었다.
InMoov – open-source 3D printed life-size robot
Great time, great public! Tech’inn Vitré is not a huge event, but it’s nice to be there and meet the Makers involved. We had on the InMoov booth, Sébastien, Jérôme and his girlfriend which presented their work and projects.
inmoov.fr
그리고 RC 비행기를 만들어 보는 것이었다. 실제로 로봇은 나름대로 디자인을 변경하면서 프린팅을 하기 시작했다. 부품들도 바꿔가면서 하나씩 프린팅을 했기 때문에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왜냐하면 부품들을 모두 알리에서 주문을 했기 때문이다. 일부는 한국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찾을 수 없는 것도 있었는데 정말로 알리에는 없는 것이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남을 때 한 켠에서는 RC 비행기를 만들었던 것이다. 어찌 하다보니 비행기가 조금 앞서 나가고 있었다.

한참 코로나19로 인해서 재택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일을 하는 중간중간 프린팅을 걸었다. 그래도 크게 일에 방해가 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가로세로높이가 220 x 150 x 120 정도되는 박스를 출력하는데 20여 시간이 걸릴 정도로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었다.

신기하기도 해서 모닥불을 보고 불멍을 하듯이 프린트 되는 것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처음 프린터를 구매할 때 나를 망설이게 하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발암물질이 많이 나온다는 것이었고 실제로 3D 프린터 때문에 암으로 돌아가신 분들이 꽤 있다는 사실이었다. 3D 프린터는 일반적으로 플라스틱 계열을 녹여서 얇게 층층이 쌓아서 출력물을 만든다. 출력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플라스틱을 녹여야 하는데 이때 발암 물질이 발생한다고 한다. 이게 내가 프린터를 살 것인가 말것인가 주저하게 했던 이유다. 육종암이라는 것에 걸린 사람들이 많다니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조금 찾아보니 그나마 친환경 소재가 있었다. 옥수수 전분으로 만들었다는 PLA가 그것이었다. 친환경 소재라고 해도 조심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심한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결국 프린터는 실내에 있질 못하고 베란다로 나갔다.
그렇게 3D 프린터로 이것 저것을 프린트 했다. 로봇과 RC 비행기 거기다가 thingiverse에서 다른 사람들이 이미 만들어 놓은 디자인을 프린트 하기도 했다. 3D 프린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를 수 없는 사이트로 재주 많은 사람들이 정말로 다양한 물건들을 디자인 해 놔서 검색해서 프린트만 하면 되었다. 필름 사진을 좋아하는 큰애를 위해서는 필름 네 통을 넣어서 보관할 수 있는 필름케이스를 둘째는 핸드폰 거치대를 해 줬다.
Thingiverse – Digital Designs for Physical Objects
Download files and build them with your 3D printer, laser cutter, or CNC. Thingiverse is a universe of things.
www.thingiverse.com
하지만 최고로 재미 있는 것 중의 하나는 내 스스로 디자인 한 것을 출력해 보는 것이었다. 3D 프린터로 출력을 하기 위해서는 3D 캐드를 쓸 수 있어야 한다. 솔리드웍스 같은 캐드를 써야하는데 그리는데는 재주가 없었다. 하지만 캐드로 유명한 오토캐드사에서 웹 기반으로 만든 팅커캐드는 웹기반으로 아주 간단한 3D 모델링을 할 수 있었다. 정말로 컴퓨터의 그림판 정도만 사용할 줄 안다면 유튜브에서 강좌 30분만 보고서 간단하게 이것 저것을 만들어 볼 수 있다. 그래서 Thingiverse나 inmoov에서 3D 파일을 받아서 직접 간단한 수정을 할 수 있었다.
Tinkercad | From mind to design in minutes
Tinkercad is a free, easy-to-use app for 3D design, electronics, and coding.
www.tinkercad.com
분명 Tinkercad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간단한 뭔가를 만드는데는 이만한 프로그램이 없다 싶기도 했다. 때마침 회사에서 간단하게 릴레이와 아두이노를 이용해서 스위치를 동작시키는 장치를 몇 개 만들어야 할 필요가 생겼다. 그래서 손을 들고 3D 프린터를 활용했다. 원래 하기로 했던데서 중간에 웹카메라를 달아서 카메라를 상하 좌우로 구동할 수 있게까지 만들기로 했다.

앞에 보이는 그림은 Tinkercad로 그린 디자인을 펼쳐 놓은 모습이다. 직접 100% 했다기보다 Thingiverse에서 간단한 것들을 가져다가 수정 보완하고 맞추는 작업을 했다고 보면 된다. 각 부품끼리의 연결을 하는 부분에서는 정확한 부품간의 간격 등을 조절할 수 없어서 맞출 수 있는데까지 화면에서 맞춰보고 프린트해서 비교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반복할 수 밖에 없었다. 캐드를 꼭 배워야 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시간을 핑계로 아직도 시작을 못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아직도 하고 있다. 덕분에 10여개의 필라멘트가 쌓여 있다. 그리고 24시간 쉬지 않고 프린터가 돌아간다. 내 프린터는 Ender3다. 가장 저렴한 놈인데 열일을 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끝나면 시작해놨던 RC 비행기 부터 차근 차근 마무리를 지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