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베르사이유의 밤, 빛으로 물든 나의 퇴근길

 

 

매년 12월이 되면 프랑스의 도시들은 마법처럼 변합니다. 어두운 밤거리를 따뜻하게 밝혀주는 수천 개의 조명들이 길 위를 수놓고, 사람들의 마음마저 환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중에서도 베르사이유(Versailles)는 빛의 도시로서 더욱 특별해집니다.

베르사이유 하면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화려한 궁전일 것입니다. 그러나 나에게 베르사이유는 조금 다른 의미를 지닌 도시입니다. 그곳은 내 일상이 이어졌던 공간이자, 퇴근길에 스쳐 지나가던 풍경이 머물던 장소였습니다.

 

매일 마주했던 일상의 아름다움

프랑스에서 살던 시절, 나는 베르사이유 인근에서 일을 했습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가끔은 일부러 차를 세우고 조명이 아름다운 거리를 천천히 걷곤 했습니다. 혹은 시내 중심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는 날도 있었지요. 당시 시내에는 ‘궁전’이라는 이름의 한식당도 있어서, 그리운 고국의 맛을 느낄 수 있던 소중한 공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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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담긴 추억

나는 사진 찍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래서 항상 카메라와 삼각대를 차에 실어두고 다녔습니다. 겨울이 깊어갈수록 길거리는 점점 더 빛으로 가득 차고, 그런 날이면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빛이 좋은 날, 특히 바람 한 점 없는 고요한 밤은 사진 찍기에 완벽한 조건이었죠.

베르사이유 시내 중심을 따라 이어진 조명들은 마치 황금색 천을 하늘에 펼쳐놓은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좌우로 늘어선 고풍스러운 건물들 사이에 조명이 이어져,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자동차들이 지나가며 남기는 불빛의 궤적은 또 하나의 그림이 되었고, 가로등과 창문 사이로 스며 나오는 따뜻한 불빛은 사람 사는 온기를 전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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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생활이 남긴 소중한 기억

프랑스에서의 생활은 낯설고 때론 외롭기도 했지만, 그런 밤거리를 걸으며 위로를 받기도 했습니다. 바쁘게 살아가며 놓치기 쉬운 일상의 아름다움이 바로 그곳에 있었죠. 관광지로만 알려진 베르사이유는, 나에게 있어서는 출퇴근길에 밟던 거리, 저녁 식사를 하던 골목, 카메라 셔터 소리에 조용히 반응하던 밤거리였습니다.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지만, 이렇게 사진으로, 그리고 글로 그 시절을 되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 참 고맙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냥 지나치는 거리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인생의 한 장면이자 추억의 조각이 된 베르사이유의 겨울 밤. 그 기억은 내 마음속에서 여전히 반짝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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